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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0-26

수크레로 가는 버스 안.

한참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 안이 시끌벅쩍 해졌다. 한 칠레 아저씨가 갑자기 버스 안에서 막 연설을 하길래 뭐야 이건 하면서 자면서 들어보니, 대충 약을 팔고 있는 약쟁이 같았다. 데몬이나 크로스 이런 단어가 들리는 거 보니 악마를 물리칠 수 있는 십자가 목걸이를 파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 이런 것 조차 처음인데 다 신기했던 건, 버스 안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 들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깔깔 웃으며 나중에 엄청나게 그 십자가를 사는 것이었다. 참 진기한 풍경이다. 우리나라 옛날 모습을 그린 검정 고무신 만화에서나 볼 듯한 풍경.

그리고 또 버스를 갈아타니 이번엔 몸에 좋은 가루를 팔러 한 아저씨가 들어왔다.
난 그냥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내 손위에 가루를 먹어보라고 올려놓고 갔다. 이런식으로 모든 승객에게 돌리고 승객들이 먹어보고 사는 것 같았다. 나는 사진만 찍고 돌려줬다. 버스타고 가는 길이 심심하진 않았다 .

수크레 도착해서 바로 해 먹은 점심. 닭도리탕이 먹고 싶다기에 닭도리탕을 해먹었다. 근데 외국에서 이런 요리를 할 때 마다 느끼는 건, 우리나라 고춧가루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마트에서 산 고춧가루로 만들면 한국에서와 똑같은 비율로 만들어도 그 맛이 안난다.

그 다음날 시내로 구경을 나섰다. 수클레는 설탕이라는 뜻인데 설탕이라는 말처럼 건물들이 하얀 건물들이 많다.

그래서 동네 자체에 설탕을 뿌려놓은 듯 하다.

수크레의 예쁜 골목골목 들

수크레는 초콜릿으로 유명한 동네다. 이 곳에 제일 유명한 수제 초콜릿 집이 있는데 이름은 parati.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달콤한 초콜릿 냄새가 풍겨왔다. 여러가지 맛 초콜릿을 골라 앉았다. 그리고 야심차게 주문한 특별한 메뉴!

파라티에는 초콜릿 잔에 베일리스같이 달달한 리큐르를 담아 판매한다. 우리도 초콜릿잔에 베일리스가 담긴 음료를 하나 시켰다. 원래도 베일리스는 맛있지만 잔이 특별해서 그런지 더욱 맛있었다. 베일리스를 다 삼키고 나서 잔도 한 입에 쏙 넣어 먹었다.

그리고 수크레의 모든 것을 팔고 있는 시장.

이 곳에서 매일같이 과일이나 치즈, 고기를 사다 먹었다.

마지막날 새콤한게 먹고 싶어서 청포도를 사먹었는데 . 이 청포도가 지이이인짜 맛있었다. 청포도 한 알 입 안에 넣고 씹으면 향긋한 꽃 향기가 돌면서 매우 새콤하고 달달했다. 그 다음에 다른 마을에 가서 청포도가 보일 때마다 사먹어봤는데 이 곳에서 먹었던 그 맛이 안났다.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ㅠㅠ

시장앞에서 사먹은 살타냐. 엠빠나다 같은 건데 좀 다른거라고 한다. 안에 조리된 고기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수크레 전망대.

올라가는 길이 좀 힘들지만 올라가고 나면 동네가 한 눈에 보인다.

하얀 건물에 주황색 지붕이 도드라지는 아름다운 수크레.

근데 이렇게 예쁜 동네지만 사실 매연이 너무나 심해서 살기에는 너무 안좋았다. 실컷 돌아다니고 집에 들어오면 코도 아프고 코속이 완전 시까매졌다.

매연만 아니면 정말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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