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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31

볼리비아의 꽃인 우유니 사막을 지나 티티카카 호수를 볼 수 있는 코파카바나로 향했다.

코파카바나는 페루의 푸노와 더불어 티티카카를 볼 수 있는 곳인데, 우리도 푸노를 갈까 코파카바나를 갈까 고민하다 코파카바나로 결정을 했다.

나중에 푸노를 잠시 지나가다 느낀 건데, 도시 자체는 페루의 푸노가 더 머물기 좋고 예쁜것 같았다. 그러나 푸노는 도시가 더 예쁜 대신에 물가는 좀 더 비싸다고 하니 잘 비교해 보고 가시길.


코파카바나는 도보 한 시간 정도면 온 동네를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동네다.

일단은 시장 쪽으로 걸어가다 (almuerzo)점심식사 코스를 저렴하게 판매 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남미의 도시들은 이렇게 아침은 (Desayuno)아침식사 (Almuerzo)점심식사를 코스로 파는 곳이 많다. 보통 이렇게 써져 있는 식당에 들어가면 저렴한 가격에 그 가게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의 볼리비아의 점심식사.

에피타이저론 소고기갈비가 들어간 수프가 나오고 메인으론 닭,소,송어 중 한 재료를 골라서 튀긴 음식이 나온다. 그리고 후식으론 달달한 쥬스까지.

사실 맛은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꽤 균형잡힌 식사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재밌었던건 이 먼 타지의 현지 식당의 티비에선 우리나라 드라마였던 ‘꽃보다남자’를 에스파뇰로 더빙해 방영되고 있었다. 내가 중학생때 나오던 드라만데 ㅋㅋ 에스파뇰로 더빙된게 진짜 안어울렸다. 근데 이 사실이 너무 웃겨서 후식을 먹는 동안 넋을 놓고 바라봤다.



점심을 먹고 그 유명한 티티카카 호수를 보러 왔다. 근데 ㅠㅠ 우리가 갔던 내내 날도 안좋고 기대했던 티티카카 호수는 맑아 보이지도 않고 비릿한 냄새가 너무 났다..

코파카바나에 오면 꼭 해야 하는 게 맑은 티티카카 호수에서 잡히는 싱싱한 송어요리를 먹는 것인데.. 호수를 보자 거기서 잡힌 생선을 별로 먹고 싶지 않아졌다.

이 곳에서 카약 등 여러 액티비티가 있다는데 물도 안좋고 비수기라 그런지 오리배나 액티비티 용품들이 그냥 버려진 것처럼 호수에 널부러져 있었다.


일단은 큰 실망감을 가지고 숙소를 들어와 지친 몸을 뉘였다.

초록 색 벽의 숙소에서 한참을 자다 배가 고파 밥을 먹으러 나왔다.

볼리비아, 쿠스코 쪽에선 첫번째 사진과 같은 소세지, 감자튀김을 많이 먹는다. 이 음식을 살치파파라고 한다. 그리고 두번째 음식은 밥하고 감자튀김에 고기 다진걸 구워서 올려주는데 이게 은근 맛있었다. 이름은 생각이 안남.


그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콘차이토로에 가서 얻은 와인잔에 술을 조금 담아 마셨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 와인잔이 살아있었는데..... 과연 와인잔의 운명은...?[To be continued]

다음 날, 그래도 코파카바나에 왔는데 송어 구이는 먹어봐야지 하고 시장에 와서 먹은 트루차. (트루차는 송어를 말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보기에는 엄청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예전에 바릴로체에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트루차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인지, 이번에 먹은 트루차는 너무나도 비렸다.. ㅠㅠ 그래. 고급레스토랑에서 손질 잘 해 열심히 튀김 트루차와 그냥 길거리에서 아주머니가 송어를 주문과 동시에 바로 튀겨주는 거랑은 다를 수 밖에 없겠지.. 라며 위안해 본다.
다른 블로그를 보면 티티카카 호수 쪽에 한국인한테 유명한 트루차 집이 있다는데 거기는 매우 소스도 준다고 한다. 트루차 드실거면 그 쪽으로 가보시길. 근데 가격은 시장쪽이 더 싸다.


코파카바나에서 티티카카 호수를 제일 잘 볼 수 있는 곳 cerro calvario.

코파카바나가 이래 봬도 해발 3800m정도 되는 고산지대다. 그래서 시내부터 언덕까지는 그리 높진 않지만 올라가는 길은 험하디 험하다.

언덕을 올라갈 때 내 옆으로 많은 현지인 가족들이 지나가는데 현지인 꼬마들은 그 험한길을 숨도 헥헥 대지 않고 잘도 뛰어 올라간다.

이 쎄로깔바리오는 우리 나라말로 갈보리 언덕(=골고다 언덕)이다.

예루살렘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던 그 골고다 언덕 위엔 무덤교회가 있다고 한다.

예루살렘의 골고다 언덕과 코파카바나의 골고다 언덕은 서로 관계가 있는지 코파카바나의 골고다 언덕 위에도 무덤 교회가 있다.

언덕을 올라가기 전에 입구 쪽엔 현지인들이 봉투에 돌맹이를 담아서 팔고 있다. 돈 벌려고 별거를 다 파네 하고 지나갔는데 나중에 보니 이 곳의 현지인들은 그 돌맹이를 사거나 주워서 언덕을 올라가는 길에 있는 십자가에 포물선을 그려 던진다. 그렇게 해서 십자가위에 돌맹이가 올라가면 염원하는 기도가 이뤄진다거나 하는것 같았다.

다행히도, 언덕에서 바라보는 티티카카 호수는 멋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올라올만한 풍경이다. 날이 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후 또 저녁. 볼리비아 음식의 매력은 뭔가 2%부족한 것 같은 맛이다. 누구는 이걸 단점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매력이라 부른다. 그냥 한 숟갈 딱 떠먹어 보면 딱 ‘아! 이것이 볼리비아의 맛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다. ㅋㅋ

코파카바나 여행은 이렇게 끝이났다. 사실 시내쪽에 대성당에도 갔다 왔는데 사진은 없다. 그런데 이 성당이 무척이나 아름다우니 꼭 빼먹지 말고 들리자!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없어 가지는 못했지만, 코파카바나에선 태양의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코파카바나보다 더 아무것도 없지만 그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갔다 온 후 한국인 여성 한 명이 살해 당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남미는 정말 그렇지 않아 보이는 곳도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한다. 더욱이 여자 혼자라면 일행을 꼭 구하길 추천한다.



코파카바나에서 페루 쿠스코로 가는 날에도 비가 쏟아내렸다. 코파카바나에서는 바로 쿠스코로 가는 버스는 없고 티켓은 살 수 있지만 푸노에서 쿠스코행 버스로 다시 갈아타야 한다. 역시나 힘든 버스 여행길.

​​푸노로 가는 길에 버스가 서자 샌드위치를 잔뜩 짊어진 아주머니가 버스에 올라타 샌드위치를 팔기 시작했다. 보통은 버스 안에서 뭐 사먹으면 비싸서 잘 안사먹는데, 이 날 이 샌드위치는 우리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아주머니의 장사 솜씨가 좋은지 샌드위치 바구니엔 정말 보기 좋은 부분만 예쁘게 정렬해 놓아서 우리의 식욕을 자극했다. 아주머니에 샌드위치 두개를 시키자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주셨다. 샌드위치엔 별 거 들어있지 않았지만 배도 고파서인지 볼리비아에서 먹었던 음식중에 상위권에 든다.

다시 샌드위치 아주머니는 배고픈 승객들의 배와 자신의 지갑을 채우고 기분좋게 내려갔고 우리는 다시 출발.

푸노에서 ‘아 코파카바나 가지 말고 푸노로 올 걸’하고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쿠스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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