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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6-27

요르단에서 페트라를 본 후 아카바로 택시를 빌려서 왔다. 아카바 항구에서는 이집트 누웨이바로 가는 배를 타고 갈 수 있는데 티켓을 한 회사에서만 팔기 때문에 그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무려 한 사람당 75달러. 더군다나 카드도 안받기 때문에 현금으로 내야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한 사람당 75달러면 우리는 둘이기에 106.5디나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아카바 시내 현금인출기는 설상가상으로 세금도 엄청 뗀다. 이 나쁜놈들..!ㅠㅠ 비싸더라도 여기서 안사면 이집트로 넘어갈 수 없기에 사긴 샀지만 억울함은 가시질 않는다. 요르단은 가는 곳마다 풍경이 멋있는 건 인정하지만 이래저래 모기한테 피 뺏기듯이 돈을 많이 뜯어가는것 같다.

어쨋든 우여곡절 배를 타고 출발하는데 그래도 신기한건 현지인들과 외국인을 따로 취급하는 것 같았다. 아카바항에서 경찰들과 직원들이 현지인들 관리를 엄청 무섭게 소리 지르고 때리면서 줄을 세웠는데 그 와중에 외국인인 우리 둘만은 그래도 꼬박꼬박 웃어주고 따로 줄을 세워서 먼저 배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참으로 신기하고도 이상하고 무서운 경험이었다. 배 안에서도 사람들이 출국 카드를 작성하고 여권에 도장을 받는것 같은데 배에 막 뛰어가서 전투적으로 작성하고 줄을 서서 받는다.. 우리도 뭔가 또 큰 일 난건가 싶어 빠르게 작성하고 도장을 받는 곳에 갔는데 그 곳의 직원도 현지인들을 짜증 부리며 대하는데 우리는 엄청 각별하게 취급해줬다.. 그리고 내릴때에도 요르단사람들 내리지 못하게 기다리라고 한 뒤 우리둘을 찾아서 여권과 함께 우리 둘만 이집트 누웨이바 경찰에게 인도해서 항구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줬다. 진짜 부담스럽고 이상했지만 그래도 깜깜한 밤에 안전하게 공항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마음은 편했다. 플러스로 웃긴건 누웨이바 항구에 이집트 경찰의 도움을 받으며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기다리는 동안 꽈자도 손에 쥐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고 맨 마지막에 우릴 항구 밖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가면서 어둠컴컴한 곳에서 우리에게 어둠의 팁을 요구했다 ㅋㅋ 이집트 경찰 아저씨 친절해서 믿었는데 ㅠㅠ 너무해 라는 마음과 무섭다는 마음이 요동치고 있었는데 다행이 이 집트 경찰은 아직 초짜고 소심쟁인지 우리가 당황하자 '안주면 어쩔수 없지 미안 '이라고 하며 다른 곳으로 물러났다.

항구에서 조금 나오면 버스정류장이 있고 맞은편에 다행히 24시간 하는 카페가 있었다.
다합으로 가는 버스가 아침 버스라 밤을 세워야 하는 상황. 처음엔 콜라 두 잔을 시켜서 버티다 자기는 잠을 자겠다며 T가 빈 좌석을 끌어 모아 침대를 만들었다. 그러다 불편하다고 길가에도 눕고,,,,(절레절레)

나는 잠도 안오고 짐도 지킬 겸 커피 한 잔을 더 시키고 아침을 기다렸다.
커피에선 카다멈 향기가 났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찌나 잘 주무시던지... 나는 붉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버스 정류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의 닫힌 문을 열고 누군가 나오기에 들어가 봤다. 버려진 건물같은 정류장..
아침이라 아무도 없고 유리창은 다깨져있고 이게 실제 버스정류장인가 걱정 했는데 버스 시간이 되니 그래도 버스같은 버스가 슬슬 시동을 걸거 다가왔다.


버스에 짐을 싣고 눈을 붙이니 어느새 다합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의 체크인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또 인고의 시간을 가졌다..

일단 주린 배를 채우러 바닷가 쪽으로 걸어왔다.

신기한 풍경. 산양들은 양치기도 없이 자기들끼리 몰려 다니며 이것 저것을 뜯어 먹고 다녔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찾아낸 상자부터 봉투까지 ㅠ 먹으면 안될것 같은 것들을 먹고 있었다. 이런 무리들이 여럿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마주치면 양아치들이라 부르기로 했다.

다합의 바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아침을 시켰다. 가격은 하나당 30파운드(2000원정도) 매우 저렴한데 퀄리티가 좋았다.

한 고양이가 다가와 마치 오랜동안 만난 사이처럼 몸을 비비고 당당하게 무릎을 차지했다.
밥이 나와서 먹고 있으니 옆에서 애절하게 '나도 줘라~'하며 울어대던 놈. 귀여워서 '라리'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지만 이 후론 보진 못했다.

라리는 금새 타켓을 바꿨다. 당당히 처음보는 이집션 형아에게 냥냥 거리면서 달려가 한 자리 차지하심. 손가락 가지고 한참을 놀더니 옆에 있던 물병을 앙앙 거리며 열심히 가지고 놀았다.

심신이 모두 지쳐있었는데 다합에 꼬마 놈이 잘왔다며 환영해줘서 그나마 웃을 수 있었다.

그 후 드디어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 눈을 제대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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