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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9일

데낄라 투어 당일.

투어 날은 날씨가 좋아야 하건만.. 비 때문에 색이 젖었다.

광장으로가면 투어사에서 번호표를 나눠준다. 

팀을 나눠서 다니기 때문에 번호표는 잊어버리면 안 된다.

투어로 방문하는 데킬라 공장인, 뜨레스 무헤레스는 과달라하라와 좀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봉고차를 타고 간다.

데킬라 중에는 아가베를 100퍼센트 쓰지 않고 섞은 것도 많다는데

뜨레스 무헤레스 제품은 100퍼센트 아가베를 쓴다.

투어가 시작되면 가이드가 데리고 다니면서 데킬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준다.

일단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데킬라에 대해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아가베는 종류가 많은데 데킬라는 그중 블루 아가베로 만들 술만을 데킬라라고 친다.

블루 아가베는 거의 할리스코 주에서만 나기 때문에

할리스코 주에서 난 블루 아가베로 만든 술이 데킬라인 것이다.

이곳 말고 다른 곳에서 만든 술은 Mezcal 메즈깔이라고 부르며, 보통 술 병 안에 벌레가 들어있다.ㅎ

그건 진짜 술인지 판별하기 위해 예전에 아무 벌레나 집어넣어서 확인했던 것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넓은 밭에서 자라고 있는 아가베.

데킬라로 만들어지는 아가베는 보통 6-10년 정도 자라 숙성이 잘 된 열매(piña)를 사용한다. 

아가베를 수확하는 농부들을 히마도르(Jimador)라고 하는데, 이들이 코아(Coa)라고 하는 둥근삽처럼 생긴 도구로 

아가베의 줄기를 다 벗겨낸다.

위에 줄기를 다 벗겨내면 이렇게 파인애플처럼 생긴 과육만을 사용한다. (실제로 piña는 에스파냐어로 파인애플이다.)

이다음은 피냐를 부드럽게 만들고 더 당분이 오르도록 오븐에 찐다.

요즘은 다 현대식으로 하지만, 투어를 해줄 땐 전통 적인 방식으론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준다.

이 사진의 공간도 전통 증기 오븐이다. 이렇게 생긴 오븐을 오르노(Horno)라고 한다.

증기 오븐 안에서 24~48시간 굽고 또 16~48시간 동안 식힌다.

이건 따오나(Tahona)라는 숫돌인데, 전통적으로는 노새나 소들이 이 숫돌을 굴리며 요리된 열매의 즙을 짰다.

그다음에서야 증류된 주스를 발효시키고 숙성시키는 것이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이 모든 것들을 모형을 보면서 다시 설명해준다.

진짜 유익 b

그렇게 오랜 기간 숙성돼서 만들어진 데킬라!

드디어 시음 시간이다.

데킬라는 숙성 기간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 Blanco는 오크통에 2개월 정도만 들어있었고, 이름 그대로 술의 색깔도 투명하다.
  • Reposado는 2~12개월 정도 숙성됐고 노란빛을 띤다. 우리가 한국에서 데킬라 하고 먹었던 술들은 다 레포사도다.
  • Añejos는 1~3년 정도 숙성된 걸 말한다. 
  • Extra añejos는 3년 이상 된 것으로 , 숙성이 오래돼서 우리가 아는 데킬라의 향은 거의 안 나고 부드럽다.

나는 에라두라 사의 엑스트라 아녜호를 먹어봤는데 데킬라 맛보다는 홍삼향이 많이 났다 ㅋㅋ 

근데 술이 진짜 부드러워서 이거 먹다 그냥 레포사도 데킬라를 마시면 알코올 맛이 많이 나는 것 같다.

술잔을 들고 데킬라! 라고 다 같이 외치고 한 입에 털어놓는다. 

다들 신남 

소금까지 구비해 놓고, 블랑코부터 엑스트라 아녜호까지 시식할 수 있게 해 준다. 

다 마시고 뭔가 아쉬우면 가이드가 알아서 더 따라준다 ㅋㅋㅋㅋ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블루 아가베 100 퍼센트기 때문에 스킨으로 쓰면 부드럽고 좋다고 어필하는 가이드 ㅋㅋ

실제로 손에 바르니 오크향이 은은히 나면서 손도 엄청 부들부들했다.

 

숙성 창고로 들어가는 중.

지하 창고 안의 오크통은 언제나 설렌다.

 

아가베는 이렇게 사람만큼 크다.  

뜨레스 무헤레스 안에 있는 교회. 

오크통 모양의 의자가 귀엽다.

여기서는 데킬라를 내가 원하는 병의 모양을 제작해서 담을 수 있다고 한다.

데킬라 병이 이렇게 예쁘고 멋진 게 많다니.

누군가 이런 곳에서 나를 생각하면서 만든 병 안에 엑스트라 아녜호를 담아서 선물해주면 

최고로 행복할 것 같다.ㅎㅎ

역시 투어의 마지막은 쇼핑.


이번엔 데킬라 마을 도착!

여기선 두 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주어 쇼핑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성당 앞에서 춤추는 사람들. 춤이라기엔 너무 무섭다.

하늘을 나는 사람들, 볼라도레스(Voladores)의 춤.

메소아메리카 문명부터 시작된 제례의식으로

신을 달래고 그 해의 풍작을 기리는 춤이다.

총 다섯 명이 추는 춤으로, 한 명은 꼭대기에서 '해에게 바치는 노래'를 연주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총 13번씩, 네 명이 52번을 돌아야 내려온다고 한다.

아즈텍 달력은 365일을 1년으로 하는 시우포왈리와

종교의식에만 사용하는 1년을 260일로 정한 토날보왈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 두 달력은 52년을 주기로 만난다는데 이는 또 52년 동안 새로운 해가 뜰 거라는 시작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볼라도레스의 춤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있는 것이었는데, 그 존재도 모르고 있다가 이 곳에서 알게 됐다.

럭키

한국인이 잘 알고 있는 데킬라 1 싸우저.

커다란 까마귀가 지키고 있는 2 호세 쿠엘보.

원래는 호세 쿠엘보 공장으로 투어를 신청하고 싶었지만. 투어 비용이 어마어마해서 포기했다.

호세 쿠엘보 이곳저곳 구경하다 가게에서 안에 데킬라간 든 초콜렛을 선물용으로 여러 봉투 샀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요망한 초콜렛.

이 귀여운 피냐 건물은 우리 셋이 정말 좋아하는 에라두라. 

길을 걷고 있는데 할라피뇨 모양의 투어 버스가 지나간다.

데킬라 마을은 이런 놀이 공원 같은 포인트 때문에 눈이 즐겁다.

Cantaritos! 깐타리토스!!!

멕시코인이 사랑하는 데킬라 칵테일이다.

여러 종류의 데킬라 중에 하나를 골라서 만들어 준다.

우리의 선택은 역시나 에라두라.

저 꿀단지 같은 도자기 컵에 술 1oz (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반 샷은 더 들어간 거 같다 ㅋㅋㅋㅋ)에

얼음, 오렌지주스, 라임주스, 소다를 넣고 잔 주위는 고춧가루와 소금을 묻힌다. 

너무 맘에 들어서 저 컵은 깨지 않고 조심히 한국 까기 챙겨 왔다. (컵 까지 술 가격에 포함돼있다.)

깐타리토스와 데킬라 마을.

술 냄새 폴폴 풍기는 봉고차를 타고 다시 과달라하라로 돌아왔다.


시내에 돌아와 산 빠뜨론 아녜호.

빠뜨론 병은 다 수제라고 한다. 

시내에 있는 웃긴 조형물. 

먼저 있던 애기가 조형물 코에 들어갔는데 그거 보고 다 같이 빵 터졌다.

진짜 모처럼 즐거웠던 투어.

나는 술 중에 데킬라를 제일 좋아하는 터라, 이번 투어는 진짜 딱 맞는 투어였다.

잊지 못할 데킬라의 도시 과달라하라! 데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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