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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좋아 쨍쨍한 햇빛 아래서 한참을 돌길을 걸어다니려니 좀 지쳤다.

점심도 먹고 좀 쉴 겸 블타바강이 보이는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강가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인지라 가격이 그리 싸진 않았다. 그래도 이럴때 아니면 언제 기분내겠냐 하고 파스타와 맥주를 시켰다.


체코는 맛있는 맥주를 생산하는 국가 중 하나다. 우리가 좋아하고 익히 아는 필스너 우르켈도 체코 로컬 브랜드 맥주 중 하나이다.

우리도 필스너를 한 잔씩 시켰는데 강가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서 마시니 그동안 쌓인 갈증이 화악 풀리는 거 같았다.

사실 여기까지가 제일 좋았다.. 여기선 맥주만 시켜 먹었어야했다..

알리오 올리오와 볼로네즈 파스타를 시켰는데
기대했던 파스타는 우동면처럼 굵은 면발때문에 소스랑 어울리지도 않고 소스도 그저 그런 맛이라 진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간신히 간신히 먹었다.

뒤 쪽 테이블에 우리 다음으로 와서 파스타를 시켜서 먹으려고 준비중이던 할머니도 보며.
할머니도 오늘은 돈 좀 버리셨네요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ㅠ

이런 재료들로 집에서 해먹어도 이거보단 맛있겠다!!!

그래도 예쁜 블타바 강때문에 그냥 강보러 왔다 생각하고 팁까지 주고 나왔다..ㅠ

그리고 고대하던 카를교를 건너 다시 시내쪽으로 돌아왔다. 카를교는 정말 정말로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로맨틱 하진 않았다. 해가지는 밤에 와야 그나마 로맨틱해지려나. 차라리 다른 곳에서 멀리 카를교를 바라보는게 더 멋있는 것 같다. 프라하의 연인은 사람없고 해가지는 카를교에서 ~

진짜 이 때 왜그랬는지 프라하의 전경을 보겠다고 시내부터 비셰흐라드까지 햇빛을 맞으며 걸어갔다. 힘들기도 하고 정말 지쳤었다 저 땐..

그냥 돈 좀 주고 교통권을 끊어서 다니면 되지 사서 고생이다.


비셰흐라드는 높은 성이 있는 성 이라고 한다. 실제로 비셰흐라드로 가는 길을 경사도 높았다.
비셰흐라드엔 요새도 있고 커다란 성당도 있고
체코의 많은 유명 인사들이 묻힌 묘지가 있다.

우리도 그 유명인사들을 찾아 다녔다. 드보르작, 스메타나,알폰스 무하 등 우리가 좋아하던 많은 사람이 이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신기했다.
묘지는 관리도 잘 돼있고 그 사람의 생전 모습을 나타내는 개성적인 묘지덕에 묘지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묘지를 한참을 구경하고 성벽을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니 프라하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프라하성보다 사람도 적고 그 곳과 다른 전경을 볼 수 있어 이곳도 매우 매력적이었다.

저 빨간 지붕들 때문에 프라하의 사진은 참 예쁘다. 빨간 지붕의 도시.

저기서 빨래처럼 널부러져 한참 햇빛을 쬐다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의 일정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프라하 일정 내내 이 날 말고 다 비가 오는 날이라 무리해서 돌아다녔다. 집에 들어가 실컷 잠을 자 일단 충전을 한 후 씻고 프라하성을 찾아갔다.

프라하 성에 들어가면서 당 충전을 위해 사먹은 뜨레들로. 뜨레들로는 체코의 전통빵이고 여행자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좋아하는 국민 간식이다. 프라하의 여러 군데에서 통구이 하 듯 뜨레들로를 굽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렇게 통구이 하 듯 잘 구워진 빵을 설탕과 시나몬에 묻혀서 그냥 기본 빵만으로도 많이 먹고

그 안에 우리처럼 크림하고 과일을 넣어서 먹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넣어먹기고 하고 누텔라를 발라먹기도 한다.

이 때 먹은 뜨레들로가 너무 맛있어서 1일 1뜨레들로를 하고 싶었지만 왜 항상 찾으면 안보이는지!! 결국 꿈은 실현 되진 않았다.



뜨레들로를 먹으면서 올라가니 언덕길도 금방 오를 수 있었다. 이게 그 유명한 프라하성에서 바라보는 프라하 시내의 모습. 역시나 빨간 지붕이 매력적이다.



밤에 찾아간지라 프라하성과 그 안(?)에 았는 비투스 대성당 내부를 볼 순 없었다. 비투스 대성당 내부가 그렇게 아름답다는데. 아쉽긴 하다.

프라하성에서의 프라하전경이 맘에 다 차지 않아 프라하의 야경을 찍으러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프라하 성부터 레트나 공원까지는 꽤 먼데 해가 지기 전에 가고 싶어 막 뛰어갔다.

웬마해선 아이폰 카메라의 한계를 느끼지 못하지만 해가 지면 확실히 딸린다.
내가 생각하는 사진을 찍고 싶으면 역시나 장비가 좋아야 하는 것인가!!

해가지고 불이 켜지기 까지 오랜 시간을 레트나 공원의 언덕에서 카를교와 다른 다리들이 모두 보이는 프라하 시내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이 곳에선 프라하의 빨간 지붕과 다리들까지 보여서 정말 예뻤다. 제일 예쁜거 같다.

우리 앞에는 그 전부터 와서 좋은 장비를 커다란 삼각대 위에 올려 안정적으로 설치를 해두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시간에 따라 하늘에 따라 찰칵찰칵 사진응 찍으시는 할아버지도 계셨다. 장비도 엄청 좋아 보이고 직업이 사진사 이신가 궁금하였다. 직업이든 취미이든 파이프 담배를 물고 프로처럼 사진을 찍으시는 그 할아버지가 빛에 따라 계속 그림을 그리던 인상파 작가같았다.
노년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일을 저렇게 집중해서 하는 건 쉽지 않을텐데 멋있다.

우리의 뒤엔 두 외국 청년이 걸터 앉아 맥주를 마시며 내일의 일들에 대해 의논하는 것 같았다. 둘다 음악을 하는데 서로 잘해서 앨범도 내보자 하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와 두 청년의 모습이 거의 완성된 한 사람의 일생과 이제 시작하려는 불안한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아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지금 여행을 즐겁게 하고 있지만 나는 뭐하고 살지 불안한 마음이 가끔씩 고개를 든다. 어쨋든 현재를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즐길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으니 ㅋㅋ

이건 아이폰 카메라의 한계를 느끼고 미러리스카메라로 찍은 사진 . 아이폰보다 노이즈가 확실히 없다. 이게 더 좋은 카메라로 확대해서 찍어야 우리가 엽서에서 보던 프라하의 야경이 나올거다. 카메라 할아버지 사진은 어떨지 궁금하다.

한참을 앉아서 야경을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갔다. 이 날 프라하를 다 돌아봤는데 진짜 힘들어선지 집에 가서 밥도 안먹고 씻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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