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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몸을 버스에 싣고 드디어 아비뇽에 도착하였다. 원래는 아비뇽에 2박 3일을 묵으면서 주변 도시 고흐드를 차를 렌트해 다녀 올 생각 이었는데 나 때문에 고흐드를 포기하게 됐다.

남프랑스 여행은 고흐드가 목적이고 아비뇽과 다른 도시는 부수적인 거였는데!!!!
내가 그랬으니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래서 그냥 얌전히 아비뇽에 있다 가까운 다른 도시를 기차를 타고 다녀 오기로 했다.

아비뇽엔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 성벽으로 둘어쌓여있는 작은 도시에 들어가니 다른 프랑스의 대도시와는 다른 고즈넉한 멋이 있다.

아비뇽하면 아비뇽 유수와 아비뇽의 처녀들이 생각나는데. 두 아비뇽은 서로 다른 아비뇽이라고 한다. 사실 아비뇽의 처녀들의 아비뇽은 프랑스의 아비뇽이 아니라 스페인에 있는 아비뇽이라는 다른 도시라고 한다.

일단은 제쳐 두고 체크인을 한 후 밥을 차려 먹었다.

오랜만에 어릴 때 기억을 되살려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었다. 여름 방학 때면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가 친척들과 자주 놀았는데 그 때 할머니가 우리에게 점심에 특식으로 해주는게 바로 이 프렌치 토스트였다. 프렌치 토스트라는 언어 자체가 외계어처럼 들리던 어릴 때, 우유와 계란을 입혀 폭식폭식하고 따뜻한 빵 위로 설탕을 듬뿍 뿌려먹으면 그게 어찌나 그리 입에서 사르르 녹던지. 어린 손녀 손자들이 맛있게 잘 먹으니 프렌치 토스트를 할 때면 할머니는 항상 빵 한봉지를 거의 다쓰셨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 마르셀이 홍처에 적신 마들렌의 냄새를 맡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나도 프렌치 토스트의 향과 남프랑스의 시골 냄새에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아비뇽의 성벽은 11세기부터 건설되고 거의 모든 집들은 17세기부터 건설됐다고 한다. 그래서 아비뇽의 골목골목마다 중세 도시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아비뇽 교황청으로 가는 길. 한 골목에 음악을 연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노래를 듣다 사진을 찍자 아저씨가 손을 흔들며 아는 척을 한다. 조금 웃다 머쓱해져 할아버지 앞에 있던 모자에 1유로 짜리를 꺼내 넣어드렸더니 좋아하시며 방긋 웃으셨다. 사실 이렇게 연주가들에게 돈을 드린건 처음이다. 보통 얼마를 드려야 할 지 몰라 1유로 짜리를 넣어드렸는데 넣으면서 보니까 센트도 많이 들어있었다. 센트를 드리면 기분 나빠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지만 내가 넣어드린 1유로도 아깝진 않았다.

이 곳이 바로 아비뇽 교황청.

아비뇽 유수.
아비뇽 유수는 14세기 프랑스 황제 필립4세와 교황 보니파시오 8세의 대립이 있었는데. 결국 필립 4세가 승리하면서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옮겨 프랑스인이 교황직을 물려 받을 수 있도록 해1309년부터 1377년 까지 70년 동안 황제의 권위는 높아지고 교황의 권위과 약화돼었던 기간을 말한다.


아비뇽 다리를 보러 가는 중.
남프랑스는 라벤더를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고흐드가 흐드러지는 라벤더 밭으로 유명하다.. 잠시 눈물좀 닦고 ㅠ
그런 흐드러지는 라벤더 밭은 못 봤지만 여기서도 라벤더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아비뇽 다리와 라벤더 .
아비뇽 다리 밑으론 론 강이 흐르고 있다.
바람을 타고 향긋한 라벤더 향이 들어온다.
기분좋은 라벤더 바람 덕에 마음에 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아비뇽 교황청과 아비뇽 다리는 두 개를 묶어서 들어갈 수 있는 입장료가 있다. 13.5유로 학생은 7유로.

우린 입장료는 안사고 외관만 보고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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