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5~04.17 노보시비르스크 행 열차는 저녁에 도착을 하였다. 그 전날 이르쿠츠크에서 떠날 때 갑자기 경찰이 잡아서 입씨름을 했다. 아마 외국인 거주지 등록 건으로 우리를 책잡으려고 했던거 같다. 러시아에선 그런 일로 경찰이 외국인들 삥을 몰래 뜯는다고 한다. 다행히 아직 우리가 받은 외국인 등록증이 유효기간이 남아서 별 큰 일은 없었는데 경찰 아저씨가 데리고 있던 군견이 갑자기 나를 보고 엄청 짖으면서 물려고 하는 바람에 심장 마사지 좀 받았다. 그 때문에 노보시비르에 도착해도 기분이 별로 좋진 않았다. 에어비앤비 숙소로 찾아간 다음 호스트와 만난 후로 기본이 좀 나아진거 같다. 이번 숙소는 정말 좋았다. 깨끗하고 넓고. 드럼 세탁기가 있어서 오자마자 빨래를 돌렸다. 사진은 숙소에서..
나는 같은 자리에 앉아있다. 창을 사이에 두고 해와 달은 여 승무원이 바뀔 때마다 산등성이를 끼고 서로를 기다리다 만나지 못하는 걸 문득 아는지 다시 밑으로 들어간다. 옆 자리엔 할머니가 앉아계셨고 한 소년이 들어와 서로 원래 아는 사이였던양 인사를 하고 소년에 부모의 안부를 물었다. 그 둘이 가고 나이든 남자들은 흔들리는 술 잔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세월의 꼬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한참을 논하다 코가 빨개 잠이 든다. 그들은 아직 해가 나오기 전 짐을 들고 기차를 내렸다. 여자와 그의 아버지가 짐을 들고 기차에 올랐다. 아버지는 여자의 짐을 의자에 넣어주고 한참 얘기를 하다 빼-액 기차가 울자 딸에게 볼 인사를 하고 쓸쓸 한 듯 기차를 내렸다. 아버지가 떠나고 한 남자가 들어와 둘은 수줍게 눈..
기차 안의 사람들은 해가 밝았는지 상관없이 다들 아직 자고 있다. 여기선 아침 점심 저녁 상관 없이 배가 고프면 일어나서 도시락을 꺼내 먹는다. 우리도 출발 전 사온 식량들을 하나 하나 아껴가며 먹는다. 하나 사온 초콜렛은 아까 다 먹었다. 과자를 많이 사올 걸 그랬다. 물도 반 통 남았지만 다른 것들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다. 그게 아니라도 기차 통로로 간간히 빨간 앞치마, 까만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음식을 들고 다니며 소리를 지르며 판다. 좀 비싼게 흠이지만. 이 기차 안에 우리만 다르게 생겼는지 통로로 지나다니면서 사람들은 흘기흘깃 쳐다보고 간다. 그래도 차가운 눈빛은 아니다. 바깥은 어제부터 같은 풍경이다. 하얀 나무들이 줄 지어 공간을 채우고 파란 하늘과 꽉 찬 구름 갈색 풀 밭. 시골 풍경이다..
2017.04.09 하바롭스크에서 이르쿠츠쿠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차를 탔다. 3박 4일의 기난긴 기찻 소리가 들릴 것이다. 두번째 기차를 타는 거라고 꽤 능숙히 자리를 찾아 들어왔다. 이번엔 침대칸으로 앉았다. 둘이 침대칸에 상을 펴 앉아 창밖을 보는데 꽤 낭만적이다.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화전방식을 취한다. 지나가는 길을 보면 밭에 불이 일렁인다. 따스하게 햇빛이 나리고 창 밖을 보며 듣는 이소라 7집이 잘 어울린다. 도란도란 러시아 사람들의 알 수 없는 말소리를 들으면서 누워 잠들고 우리도 가끔 올라왔다 내려왔다 도란도란 우리만 아는 얘기를 한다. 창 밖은 어느덧 어둑어둑 해지고 시골의 별 빛을 내었다. 뒤 쪽으론 또 다른 기차가 같은 길을 가는지 따라오고 있다. 우리도 어느새 도란도란 소리를 ..
후두둑 거리는 빗소리에 잠이 깼다. 아침에 다시 잠들때까진 빗소리가 좋았는데 뮨득 짐을 어떻게해야 비가 안맞게 잘 싸나 시작부터 비구나.. 하는 걱정들이 몰려왔다. 11시가 체크아웃이라 일어나 짐을 싸고 레인커버를 꺼내 가방을 쌌는데.. 블라디에서 짐을 조금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인커버가 내 가방을 다 못 감싸준다 ㅠㅠ 일단은 출발해야 하니 하바롭스크에서 짐 한번 더 정리하는 걸로.. 그래도 이틀 동안 정들었던 숙소의 키를 반납하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일단은 근처 카페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앨리스커피' 에서 아메리카노 아이스 한 잔 하고 카푸치노 아이스 한 잔 을 샀다. 두 개 130루블 정도. 원래는 라떼를 먹으려고 했는데 특이하게 라떼는 아이스가 안된다고 한다.! 카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