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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새해가 밝은 날 , 비행하며 20살이 된 쥐 한마리가 한국에서부터 쿠스코까지 찾아왔다.


인천, 해발 7m부터 쿠스코 3,399m 까지 거의 3400m를 올라오는 무지막지한 여정을 버티고 이틀만에 도착한 쥐. 갑자기 해발고도를 얘기하면 감이 잘 안오는데, 백두산이 해발고도 2700m 정도이고 한라산이 1900m정도라니 한국에서만 살 면 올라갈 경험도 없을 높이라는 거다.

쿠스코 공항에서는 갑작스럽게 높은 고도로 올라올 여행객들을 위해 고산병을 예방, 치료해주는 코카 잎을 여기저기 구비해 놓고 있었다.

나도 지친 시골 쥐를 위해 코카 잎을 손에 꼭 쥐고 있다가 도착하자마자 입에 넣어주었다.

“응~왔니? 오느라 고생했고. 이제 짐부터 풀어보자🥴”


G를 기다린건지 짐을 기다린건지 모를 표정이지만.

한국에서부터 온 상자를 여는 재미가 쏠쏠했다.

해외에서 여기저기 쏘다니는 딸내미를 위해 엄빠가 보내준 짐🥰

아르헨티나에서 모든것을 잃어버려서 카메라도 없고 아이패드도 없었는데..

다시 카메라와 전자기계들을 무장 할 수 있게 됐다.




이때부턴 카메라로 찍을 수 있게 돼서 사진 퀄리티가 훨~씬 좋아졌다.

쿠스코는 1200년대까진 키르케인들이 살다 1200년부터 1532까지 잉카제국의 수도 였다. 그 후 스페인에 점령당한 후 잉카제국의 문명은 거의 부서지고 스페인식 성당과 건물들이 들어섰다.

쿠스코 거리를 돌아다니면 돌담길들이 죽 이어지는데 이는 잉카제국의 건축 방식으로 큰 바위를 쌓아 만들었으며 바위 틈 사이로 ‘면도칼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섬세함으로 유명하다.

남미의 대개 도시가 그렇듯 그 찬란한 시절의 유산 위에 유럽식 건물이 올라가 있고 그 건물은 스타벅스가 되었다.

거리를 걷다 여러가지 기념품과 옷을 파는 시장을 구경했다. 시장 입구에서 라마가 돈을 내고 같이 사진을 찍어줄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몰카는 범죄이거늘🥺 라마가 신기해 찍어봤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놀러갔다 올거라 마추픽추에서 입고 사진 찍을 망토를 사고 싶었지만 수제라는 이름으로 너무 비싸게 팔고 있었다. 이번엔 구경만,,



그리고 저녁 타임.

그래도 한국에서 손님이 왔으니까 중국집에서 거나하게 한 상 먹었다.

셋 다 중식은 오랜만이라 꽤 맛있게 먹었던것 같다.

밤이 되니 꽤 으스스하다.



집에 와서 깔꼼하게 씻고 웰컴 파티를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과자와 불닭볶음면.

모두들 웃고있듯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 뒤에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채....
[To be continued...]


T는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를 기대했고, 나는 무지개산, 비니쿤카를 갈 것을 기대했다.

오늘은 대망의 비니쿤카에 가는 날.

비니쿤카는 여행사에서 투어를 예약해서 갔다.

비니쿤카로 가는 중간에 간단한 아침 식사도 준다.

이때부터 나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온다.

어젯밤 먹은 불닭볶음면은 유럽식과 남미식의 음식들로 그나마 평화로운 하루 하루를 보내던 나의 장에 들어가 엄청난 쇼크를 주었다.

오랜만에 먹은 한국의 매운 맛에 장은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비니쿤카로 가는 중간에 난 버스기사에게 매달리며 스톱을 외치게 된다.

비니쿤카로 가는 길이 산 길이고 외길이라 모든 투어 버스들이 줄줄이 가는데 나 때문에 우리 차가 멈추자 다른 버스들도 줄줄이 산 길 한복판에서있게 됐다. 급하게 일을 치룬 후 차로 다시 뛰어가자 투어 진행자가 빨리 오라며 나를 보고 소리 치고 있었는데 그의 웃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

하여튼 우여곡절 비니쿤카로 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무지개산을 정확히 보려면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그 길이 만만치 않다.

사진으로 봐서 그냥 걸어 가면 되지 않나 싶은데, 해발 고도 4500m정도에서 오르막길을 오르기란 쉽지 않다.

나와 T는 그래도 고산병 예방약도 간간히 먹고 있었고 남미를 돌면서 고산지대로 천천히 올라왔기 때문에 고산지대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있었지만, 한국에서 바로 올라온 G에게 해발고도 4500m란 죽음과도 같았다.

여기서 걷는 게 쉽지 않아 입구부터 돈을 내고 말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참아야 한다.
중간부터 말을 빌려야 싸단 말야. (실제로 입구부터 말을 타지말고 조금 만 더 가면 갈수록 상인들이 가격을 확! 낮춘다. 우리는 입구의 반값정도 되는 값에 말을 빌렸다.




말 상인과 흥정 끝에 말 탑승!

G는 고산지대의 쓴 맛을 보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말을 타고 난 후엔 괜찮은지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다녔다.
상인들은 말을 몰면서 위로 갔는데 어찌 그리 빠른지. 우릴 태운 말이 더 힘들어 하는거 같았다. 진짜 미안하다. 네가 고생이 많다.

이렇게 말과 상인에게 돈을 지불했는데도 미안함을 느끼면서 올라야 하는 이유는 무지개 산을 봐야 하기 때문.

비니쿤카는 알록달록 무지색의 산으로 유명하지만, 해발고도 5200m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그 가는 길이 지옥의 길로 유명하다.

실제로 무지개산은 산의 모습을 보고 지은게 아니라 말을 안타고 걸어가기로 택한 용자들을 보고 지은듯, 오르막길에서 무지개를 뿜는 외국인들을 많이 보았다.




이게 해발고도 5200m의 맛인가!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날이 안좋아서 사진이 아쉽다.

그래도 정상에 올라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위스키 한 모금 마셔본다.

산은 색마다 포함되어 있는 광물과 흙이 달라서 알록달록 하다.

우리는 색이라 하면 물감튜브에서 나오는 줄 알지만, 위대한 거장들이 나오던 시대의 미술가들은 저마다 다른 색의 광물들을 물감으로 만들어 썼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고 있는 건 만들어진 색이 아니라 색, 그 자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힘들게 올라왔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위에서 만난 흰둥이. 고산지대 개들은 인간보다 대단하다 ㅋㅋ 힘든것도 모르고 잘 도 올라왔다.

그리고 T와 고도표지판.




내려오는 길 많은 양과 알파카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차에 타서 보니 신발에 진흙이 잔뜩 묻었다.

또 한참을 왔던 길을 돌아가 집에 도착했다. 고단한 몸을 케이크, 위스키와 함께.

그리고 G는 결국 몸져누웠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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