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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그토록 오고 싶어 했던 루브르! 도착했다.

루브르는 워낙 장대해서 다른 미술관에 비해 공부를 많이 해서 왔다. 유럽에 다니는 동안 다큐멘터리를 틈틈히 받아서 이틀전 밤마다 다큐멘터리로 루브르의 건물에 대한 것과 작품들을 보고 오니 다른 때보단 든든한 기분이었다.

그럼 본격 루브르를 공략하러!

다큐멘터리로 공부를 하긴 했지만 더 알차게 보고 싶었기 때문에 오디오 가이드를 구매했다. 가격은 5유로.

오디오 가이드 빌릴 때 팁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에 적게 들어가는 입구 쪽에서 빌리면 줄을 오래서지 않고 빌릴 수 있다.

줄을 스고 빌리면 이렇게 닌텐도를 주는데 gps로 내가 박물관의 어느 그림에 있으면 인식하여 바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냥 오디오 가이드 뿐만 아니아 닌텐도에서 설명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ㅠ 내가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켜놔서 그런지 한시간 반정도를 넘기자 배터리가 다됐는지 꺼져버렸다 ㅠ 그래서 그림들에 대한 설명은 거의 초반까지밖에 못 듣고 나머지는 그냥 관람만 하고 다녔다.

루브르 박물관엔 작품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일단 유명한 것들과 보고 싶었던 것들 부터 보고 나머지 것들을 보러 다니기로 했다.

가장 보고 싶었던 사모트라케의 니케!
조각을 엄청 좋아하진 않았었는데
미술사 수업을 들으면서 사모트라케의 니케에 대해 알게됐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 조각상으로 발견 당시는 오른쪽 날개와 가슴부분이 없던 상태였다.
루브르 박물관의 큐레이터들은 작품을 복원하면서 왼쪽 날개를 본따 오른쪽 날개를 붙이고 가슴부분을 완벽 복원하여 지금의 아름다운 니케 상이 탄생했다. 사실상 니케상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 멋지게 조각한 이유도 있지만 큐레이터들의 노력이 가미돼 더 아름다워질 수 있던 것이 아닐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나이키. 승리의 여신이 뱃머리에 내려 앉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젖은 옷 주름 양식 덕에 옷을 입고 있는데도 여성의 아름다운 몸이 잘 돋보인다.

그리고 그 주름의 방향들과 각도 덕에
니케 조각을 보고 있으면
마치 커다란 배가 지중해 바다의 파도를 지르며 나아가고 그 뱃머리에 승리의 여신이 내려와 슨리를 향해 위풍당당히 나아가는 것 같다.
그 따뜻하고 활기찬 바닷 바람을 나도 같이 맞고 있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도 좋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멋있었다. 하지만 저 니케 상의 밑에는 정말로 어마어마한 사람의 무리가 있었다.

이 니케상을 더욱 잘 관람하기 위해 메인 계단의 끝에 올려 계단아래에서 부터 위엄을 느낄 수 있도록 설치해놨는데 덕분에 왔다갔다 하면서 니케상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그래서 항상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어떤 중국인 투어 팀은 니케상과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잘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키라고 밀기도 했다.ㅠ



Antonio Corradini의 베일 쓴 (?) 여자.

18세기 이탈리아의 조각상이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처음 본 조각상인데. 여자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어찌나 세밀하게 조각했는지 정말로 베일에 가려져 얼굴 윤곽만 살짝씩 그러나 정확하게 보이듯 해놨다. 실제로 얼굴 쪽을 보고 있으면 빛의 각도에 따라 얼굴이 더 비춰질거 같아 신기하고 묘한 느낌이 든다.

조각이 그림이랑 다르게 더 묘한 느낌이 드는 건 내가 내가 360도로 조각을 보며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그래서! 확실히 조각은 와서 봐야 한다.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상과 밀로의 비너스 상.

죽어가는 노예상인데 가엾다는 느낌보단 한 청년이 햇빛 잘 드는 오후에 침상에 누워 자고 이있는 것을 훔쳐보는 기분이다. 죽어가는 노예가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건가.

밀로의 비너스상은 헬레니즘 시대의 걸작이라 한다. 이 비너스상은 고대 그리스의 조각품 중 드물게 머리가 완벽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크다고 한다. 세밀하게 조각된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은 간단하게 처리했다. 이것으로 보아 원래 이 비너스상은 건물의 앞쪽, 뒷면을 어차피 보일 필요 없이 만들어 진거라 한다.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져와 복원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 비너스상의 잘려진 팔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다. 큐레이터들은 여러 방안을 검토해 보았고 최종적으로 비너스 상의 왼팔과 오른팔의 각도를 보아서 왼팔은 들고 있고 오른 팔은 몸의 왼쪽으로 둘러 오른손이 옷자락 위에 있었을 것이라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마 고대 그리스 신화나 다른 조각들을 보면 비너스가 사과(아마 황금사과 일 것이다.)를 들고 있는 장면이 많이 묘사 되는데 이 조각상도 왼팔이 사과를 들고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그러나 큐레이터들은 이 비너스 상이 팔이 없는 이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때문에 복원을 하지 않은 상태로 작품을 내놓았다.

조각은 하나로 완성된 것도 물론 멋있지만 아예 극적으로 팔이 없거나 머리가 없거나 미완성적인 모습으로 남아있어도 아름다운 것 같다. 오히려 얼굴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있으면 멋있는 작품이네 하고 넘어가지만 니케나 비너스 상처럼 없으면 더 궁금하고 상상하게 돼서 아름다움이 부가 된달까. 이런게 조각의 매력인가 싶다.

비슷하게 사람들이 완전 벗은 몸보다 살짝 가려진 것을 더 야하게 느끼고 착한 남자보단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그런 심리랑 비슷하지 않을까.

엄청난 인파를 뚫고 들어가 드디어 마주하게 된 모나리자. 나는 많은 사람에게 휩쓸리는 것이 싫어서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다.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를 충분히 누릴수 없는게 아쉽다.
오히려 이렇게 있으니 동물원의 원숭이같은 느낌이다.



그 후 보고 싶었던 그림들을 많이 보았다. 학교에서 피피티 띄어놓고 공부하던 그림들을 실제로 눈 앞에서 보고 있으니 진짜 신기했다. 그런데 이후 이집트 쪽으로 가서 길을 잃은 후 빙빙 돌게 되는데 이때쯤 닌텐도의 수명이 다했나보다 닌텐도를 볼 수 없으니 가이드도 못듣고 내가 어디에 위치했는지 알 수도 없고 루부르는 어마하게 크고 힘들었다ㅋㅋ 잠깐 전시를 빠져나와 아까 헤어진 일행 전시 다 볼 동안 기다릴까 하다 용기를 내 다시 들어왔다.

이번에 들어와선 전시관에 있는 지도를 보며 맞게 찾아 들어갔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디 차리면 된다 ㅋㅋ 가이드는 없었지만 즐겁게 관람했다.

신나게 루브르 박물관을 본 후 프랑스 음식을 먹으러 왔다.

푸아그라와 에스카르고릉 먹기 위해 들어온 곳!
같이 먹으려고 화이트 와인 한 잔씩 시켰다. 근데 와인이 생각보다 쌌다. 한 잔에 5유로 정도? 근데 많이 따라준다.

푸아그라와 에스카르고를 시키니 저 집게 같은 것도 차려줬다. 에스카르고를 잡고 빼기 위한 용도 인가 보다.

드디어 식사 등장! 푸아그라는 원래는 거위간으로 먹지만 그게 어마하게 비싸기 때문에 오리 간으로도 많이 먹는다고 한다. 오리간이 가격도 저렴하고 그래서 대중적으로도 많이 먹는거 같았다. 내가 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정말 풍미란 이런건가 싶었다 ㅠㅠ 살짝 썰어서 같이 나온 토스트에 올리고 소금이나 후추 살짝 찍어서 먹거나 같이 준 사과절임(?)같은 거랑 먹으면 정말 맛있다. 이렇게 먹고 위에 올려진 생갈 절임을 먹으면 입이 확 가시는게 엄청 잘어울렸다. 초밥과 생강절임의 조합이 최고라 생각했는데 푸아그라와 생강절임도 최고다!

푸아그라를 먹고 화이트 와인 한 입 입에 물으면 또 이게 기가 막히다. 푸아그라의 풍미가 세기 때문에 산뜻하고 가벼운 와인으로 시켰는데 이때문에 풍미가 더 살아났다. 화이트가 아니더라도 산뜻한 와인이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에스카르고는 한국에 있을 때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거보다 더 컸다. 이거 먹어보고 한국에서 먹었던게 원조 맛을 잘 살렸었구나 싶었다. 에스카르고도 정말 맛있었다. 아까 그 집게로 껍질을 고정시키고 포크로 찍어 골뱅이 빼먹듯 빼서 먹으면 재미도 있고 맛도 있다. 골뱅이나 다슬기는 감질맛 나는데 이건 왁! 먹을 수 있어서 좋다 ㅋㅋ 그리고 껍질을 거꾸로 쏟아서 안에 육즙과 허브 소스에 바게트를 찍어먹으면 이것도 맛있다.

전체적으로 이번 식사가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밤까지 이 맛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프랑스를 떠날 때 푸아그라 통조림을 사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다. 담번에 오면 꼭 사오고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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