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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12.1

바릴로체에서 잔잔한 시간을 보낸뒤 또 열 몇 시간을 거쳐 엘칼라파테에 도착했다.

바릴로체와는 또 다른 분위기

엘칼라파테는 북유럽의 시골같은 느낌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뒷통수를 맞고 엘칼라파테에 사시는 ‘린다’님께 이것저것 물어보고 위로도 받고 작은 도움도 받았다.

그래서 시내 쪽으로 나가 린다님이 운영하시는 호텔로 모레노 빙하로 가는 티켓을 끊을 겸 감사인사를 전하러 갔다.


이 곳이 린다님이 운영하시는 곳.

관리도 잘 돼있고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린다님께서 쥬스를 따르며 우리를 맞아주셨다.

카톡으로만 대화를 했어서 쥬스를 마시며 다시 한 번 부에노스의 일을 말씀드렸다. 그러면서 얘기해보니 아르헨티나에 오래 사신 분들도 그 터미널에서 많이 사고를 당한다고 하신다. 조심에 조심을 했었어야 했는데,, 나같은 덜렁이들은 살기 어려운 동네다.

얘기를 한참 나누고 또 한번 위로를 받았다. 린다님은 인상도 좋으시고 참 따뜻한 분이셨다.

인사를 드리고 나오면서 모레노 빙하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1인당 550페소)

그 다음날 , 아침 버스를 타고 모레노 빙하가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우리가 엘칼라파테에 오기 전에 이 곳에서 많이 하는 투어를 알아봤는데 가격이 너무 비쌌다.

어느 한 곳에서 투어를 독점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안돼있다고 한다,,

그게 적당하면 우리도 그냥 어쩔 수 없지. 하고 할텐데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이었다. 거의 한국돈으로 삼십만원 정도였던거 같다.

그래서 오늘은 모레노 빙하 투어 따라잡기!

버스를 타고 가다 공원 입구 쪽에 다다르면 공원의 직원들이 버스에 올라타 티켓을 끊어준다. (1인 500페소) 그리고 공원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쓰레기 봉투도 나눠 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런 풍경이 보인다.

이것도 물론 멋있지만, 공원 안에는 빙하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트렉킹 코스가 있어 더 가까이에서 빙하를 볼 수 있다.


트렉킹 코스는 철 계단으로 정갈하게 잘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다니는게 그리 힘들지 않다.

이것이 코스를 가다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빙하다.

모레노 빙하 투어를 하면 빙하위에서 트렉킹을 하며 위스키를 한 잔 따라준다는데 그게 너무 멋있는 것 같아 우린 위스키를 아예 챙겨왔다.

이것도 혼자 투어의 즐거움 아닌가. 남들은 그 돈 주고 위스키 한 잔 마시는데 우린 빙하 주어다 온더락으로 맘껏 마실 수 있다고! ( 근데 왜이렇게 짠내가...ㅠ)

모레노 빙하 쪽은 날도 안좋고 중간에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너무 추웠다. 풍경은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데 너무 너무 추웠다.

그러다 한 모금 위스키를 마시면 위장까지 따따시 해지는게 이런 맛에 빙하까지 와서 위스키를 마시는 구나.

그리고 비장의 무기 감자계란 샌드위치. 트렉킹 코스를 따라 빙하를 보러 다니면 3-4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싸왔다. 원래 물가에서 놀다가 대충 나뭇가지 줏어다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듯이, 우리의 샌드위치는 꿀•맛 이었다.

근데 우린 변덕스런 날씨에 비와 강풍을 맞으며 샌드위치를 허겁지겁 먹었는데 다 먹고 좀 도 올라가보니 날도 급격히 좋아지고 해도 나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내 안티구나,,ㅋ

커다란 모레노 빙하 위로 해가 비치고 있다.

안개 낀 빙하의 모습도 웅장하고 멋있지만 해가 비치는 빙하도 아름답다.

트렉킹 코스 중간 중간 마다 모레노 빙하의 푸른 빛에서 더 아름다운, 이름모를 빨간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추우니까 위스키 홀짝 홀짝 마시다 보니 화장실이 급해졌다.

트렉킹 코스의 위 쪽으로 더 올라가면 이렇게 휴게소가 하나 있다. 안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있고 간단하게 사먹는 곳도 있었다. 근데 가격은 ..ㅋ


또 다른 전망대로 올라가니 날이 완전히 개었다.

전망대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한참을 앉아 있으면 지저귀는 새 소리도 들리고 빙하가 쩌저적 갈라지는 소리도 간간히 들린다. 그런 소리가 들린 후 빙하를 쳐다보면 이미 떨어지고 난 후라 빙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소리가 들리기전에 계속 열심히 구석구석 쳐다 봐야 한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 빙하가 떨어지는 것도 영상으로 남기고 저 커다란 빙하 안에 무엇이 있을까라는 열띤 토론도 하였다.

모레노 빙하 투어를 돈을 지불하고 하면 보트를 타고 빙하 앞 까지 가는 것도 있고, 빙하 위를 직접 걸어 볼 수 있는 것도 있다지만.

공원 안의 트렉킹 코스를 따라 빙하를 둘러보며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전망대만 다니는 건 별로 재미없다 했지만 나는 충분히 행복했다.

누군가 우리처럼 전망대만 다닐거라면 위스키는 꼭 ! 마트에서 사가시길~

다시 입구 쪽으로 나와 강쪽으로 조그만 걸어가면 빙하에서 떨어져 나와 흘러다니는 유빙을 주울 수 있다. 그럼 또 입안에 얼음을 넣고 위스키 홀짝 홀짝ㅋㅋㅋㅋ

그러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둘다 쿨- 잘잤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날이 너무 좋았다. 시내 쪽에 높은 동산에 쿠키와 쥬스를 사들고 올라 파란 하늘을 보며 조용히 누워 있었다. 한국 돌아가면 파란 하늘 못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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