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7.04.19

우리는 카잔에 도착해 바로 짐을 풀러 호스트와 연락해 집을 찾아갔다. 우리가 만난 호스트는 부분데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집의 이곳저곳을 소개해주고 카잔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다. '착착'이라는 카잔의 명물 과자를 선물로 남겨주고 가셨다. 이게 우리나라 강정같은 느낌인데 꽤 맛이있었다. 기분 좋게 짐을 풀고 도시 구경길에 나섰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먼저 찾아간 곳! 저기 중간에 파랗게 문양이 그려진 곳에 까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식점이 나온다. 이름은 medina. 할랄 음식점이다. 


가게는 아늑했다. 그리고 노래 소리가 흘러 나오지 않아서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식기 소리도 잘 못내겠더라.

다행히 메뉴판에 사진이 나와있어서 먹고 싶은거 4가지를 손가락으로 집어가며 시켰다. 이건 토마토와 향신료 냄새가 물씬 나는 국수다. 안에 양고기가 들어있는거 같았다.

위에 국수랑 같은 소소로 볶은 야채 덮밥 같은 느낌이다.

여기는 만두가 예술이었다. 안에 고기도 빵빵하게 들어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간볶음 요리. 맛은 있었지만 간이 그렇게 싱싱한거 같진 않아 좀 비렸다.

깔삼하게 자스민차도 시켜서 입가심 하고 통통해진 배를 붙잡고 나왔다.

카잔에 있는 동안은 날이 계속 좋지 않았다. 다른 도시들보다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중간에 눈이 좀 그쳐서 잠깐이라도 구경을 다니기로 했다. 

이 건물은 The bell tower of the Cathedral of the Epiphany . 

사진보다 훨씬 높은데. 100루블을 내면 위에 올라가서 카잔의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날이 좋지 않아 패스했는데 그게 참 아쉽다.

카잔은 하바롭스크하고 이르쿠츠크보다 더 예뻤다. 아기자기하고. 골목골목이 다 유럽같은 느낌이다. 날이 안좋은게 정말 아쉽지만 그것 나름대로 더 분위기가 있다. 

성베드로와 바울의 성당. 이것도 사진으로 봐선 모르겠지만 어어어엄청 크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보면 시내가 보인다. 

날이 조금씩 개었다. 카잔에서 제일 유명한 크렘린을 보러 가는 중이다. 카잔은 진짜 길이 탁 트이고 넓직넓직해서 걸어다니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 길을 걷고 있었는데 카페 안에서 진하게 스킨쉽하던 커플과 눈이 마주쳐 어색하게 시선을 돌리고 빠르게 걸어갔다.

2000년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대리석하나하나 정교하게 조각을 해서 아름다웠다. 위에 달모양들 때문에 세일러문 궁전같은 느낌도 준다. 카잔 크렘린은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문화들이 섞여 그것이 이건축물에도 나타난다고 한다. 카잔에서 신기했던건 교회도 정말 많고 이슬람 사원들도 매우 많았는데 그 둘이 그냥 한 공간에 놓아져있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도 하였다. 


크렘린 내부에 들어가는데 갑자기 경비아저씨랑 관리해주는 할머니가 나를 붙잡아서 깜짝 놀랐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달리 정교회 사원이나 이런 곳에 들어올 때 제약이 많아서 혹시 안되나 했는데. 내가 쓰고 있는 모자 밑으로 머리카락이 나와서 안된다고 하였다. 할머니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내 머리카락을 돌돌 모아 옷 속으로 넣어주셨다. 

내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예배당을 볼 수 있다.

날이 좋지 않고 너무 추운 관계로 시내 구경은 이쯤 하고 장을 봐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정말 골목골목마다 맘에 드는 도시다.

집에 돌아와서 좋아하는 샐러드를 만들었다. 몰랐는데 사온 계란이 하얀색이라 ㅎㅎ

에어비앤비 숙소는 평소에 집에 살던 사람이 여행자에게 집을 내주는거라 찬장을 열어보니 향신료가 어마어마하게 있었다. 항상 마트에서 서성거리며 사고 싶었지만 못 샀던 아이들이 이곳에...! 구글 번역기를 열심히 돌려가며 맛보고 하나하나 익혔다. 러시아는 향신료 천국이라 즐겁다.

오이샐러드와 소고기함바그! 

저녁을 다먹고 식욕이 더욱 왕성해져 냉동 피자를 오븐에 익혀 먹었다. 이 숙소. 모든것이 갖춰져 있어 행복하다 ㅎㅎ 

매트릭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댓글
공지사항